• 2020년 8월 3일 - 2020년 8월 28일
  • HIDDEN SPACE
Introduction
최상흠의 ‘명가명비상명(名可名非常名)’

“한 사회란 그 집단의, 외부세계에 대한 관심, 도덕적, 종교적 가치의 총체적 반영이며 이러한 부분을 토대로 만들어진 세계관은 가공의 건축물과 같고, 그 사회의 의미구조로 읽어야만 바로 보이는데, 이런 일련의 작업은 세계를 생각의 틀로 구축하는 것이며 존재의 차원을 의미차원으로 드러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나의 삶이나 행위도 가설 건축물처럼 완결되지 않은 것으로, 결정적이거나 절대적 진리와 상관이 없다. 언제나 변화하고 있는 세계와 시간 속에서, 또한 변화하는 사고를 가진 개체인 나는 내가 대면하고 있는 세계와 사물을 미결정 지속의 어떤 관점 ‘이렇게 본다’ 정도의 말로 표현한다.”

-최상흠의 ‘작가노트’(2017) 중에서

대구 남구 이천동 고미술 거리에 위치한 을 갤러리(EUL gallery)는 독특한 전시공간들로 이루어져 있다. 필자는 작년 초 개관한 을 갤러리의 개관전을 방문했었다. 당시 필자는 을 갤러리의 전시공간들을 보고 홀딱 반했다. 필자가 을 갤러리 건축에 반한 점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옛것과 새것이 동거하는 건물이라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최적의 전시공간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을 갤러리는 작가뿐만 아니라 기획자 역시 한 번쯤 전시, 기획해 보고 싶은 곳이라고 말이다.

고미술 거리의 건물들 사이에 위치한 을 갤러리는 외관을 최대한 살려 리노베이션(Renovation) 해놓았다. 따라서 을 갤러리는 주변 환경에 튀지 않아 자칫하면 지나칠 수도 있다. 그러니 을 갤러리가 주변 환경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놓았다고 말하는 것도 타당할 것 같다. 특히 을 갤러리 1층의 출입문 옆의 돌출한 외벽 전면이 유리창이라 갤러리 내부가 훤히 보인다. 고미술 거리 대로변에 위치한 갤러리 1층 전시공간은 작지만 세련되어 보였다. 특히 천장에 독특한 라이트를 설치해 놓았다. 이를테면 천장 전체가 라이트라고 말이다. 따라서 전시장 내부는 한낮처럼 밝아 별도의 조명이 필요치 않아 보인다고 말이다.

-류병학 (미술평론가)

Selected Works

Installation 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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